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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회사 동료의 소개로 **『파친코』**를 처음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동료가 영상을 통해 알게 된 『파친코』이야기를 해주면서 책으로 읽어보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당시에는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저 동료가 추천해 준 책이라는 이유로 관심이 생겼고, 이야기를 듣고 나니 직접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점을 찾아봤는데 당시에는 책을 쉽게 구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중고책으로 『파친코』 1권과 2권을 한꺼번에 구입했다.

 

그렇게 두권을 나란히 놓고 읽기 시작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파친코』는 이민진의 장편소설로, 이미정이 옮겼으며 문학사상에서 출간된 작품이다. 현재 널리 알려지 Apple TA+ 드라마의 원작이기도 하다.

 

『파친코』를 추천해준 동료도 Apple TA+를 통해 이 책에 대한 정보를 얻었던 것으로 알고있다.

 

『파친코』 책 정보

  • 제목 : 『파친코』1·2
  • 저자 : 이민진
  • 옮긴이 : 이미정
  • 출판사 : 문학사상
  • 출간 : 2018년
  • 분량 : 1·2권 합계 약 768쪽
  • 장르 : 장편소설

2022년 구입해서 소장하고 있는 『파친코』1권과 2권을 직접 촬영하였습니다.
2022년 구입하여 소장하고 있는 『파친코』1·2권 표지 직접 촬영본

 

『파친코』는 어떤 이야기일까?

이 소설의 시작은 부산 영도의 작은 섬이다.

 

선자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지만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다. 아버지 훈이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어머니 양진과 함께 하숙집을 운영하며 힘겹게 살아간다.

 

장애와 가난으로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부모는 선자를 사랑으로 키운다.

 

특히 선자의 어머니 양진은 평생 쉬지 않고 일하며 가족을 지켜낸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딸을 위해 자신의 삶을 감당해 나가는 인물이다.

 

그렇게 성장한 선자는 어느 날 한수를 만나게 된다.

 

한수는 선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선자는 그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선자는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가 이미 가정을 가진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선자는 한수의 아이를 갖게 된다.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미혼 여성이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 무거운 일이었다. 선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다.

 

그때 선자 앞에 나타난 사람이 이삭 목사다.

 

이삭은 선자의 사정을 알고도 그녀와 아이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리고 선자와 결혼해 자신의 형 요셉이 있는 일본으로 함께 떠난다.

 

이렇게 선자의 삶은 조선에서 일본으로 옮겨간다.

 

하지만 일본에 도착했다고 해서 선자의 삶이 편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새로운 환경에서 또 다른 어려움이 시작된다.

 

선자의 삶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

내가 『파친코』를 읽으면서 가장 오래 생각했던 인물은 역시 선자였다.

 

선자의 삶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쉽지 않은 삶'이라는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겪고,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상황까지 책임져야 했다.

 

일본으로 건너간 이후에도 선자가 마주해야 하는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자는 주어진 환경을 원망하며 주저앉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간다.

 

가족을 위해 일하고, 아이를 키우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삶을 계속 이어간다.

 

나는 그런 선자의 모습을 보면서 강한 사람은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묵묵히 가족을 지키는 어머니

선자의 부모 이야기도 오래 기억에 남았다.

 

아버지 훈이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그 때문에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탓하기보다는 가족을 위해 묵묵히 살아간다.

 

어머지 양진 역시 마찬가지다.

 

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나 평생 힘든 일을 감당하면서도 딸 선자를 지켜낸다.

 

나는 이 두사람을 보면서 가족의 사랑이라는 것이 반드시 특별한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매일 해야 할 일을 하고,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몫을 감당하는 것.

 

때로는 그것이 가족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일지도 모른다.

 

선자가 일본으로 떠난 뒤

선자에게 일본으로의 이주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것에서도 그녀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파친코』는 선자 개인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디에서 태어났는가, 어떤 국적을 가지고 있는가, 사람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무엇인가라는 문제까지 생각하게 된다.

 

특히 재일동포들이 일본 사회에서 겪었던 차별과 정체성의 문제는 선자와 가족들의 삶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가족소설로만 읽히지 않았다.

 

한 가족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했던 수많은 결정들이 이어지면서 결국  다음 세대의 삶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 사람의 선택이 다음 세대의 삶으로 이어진다는 것

『파친코』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 가운데 하나는 한 사람의 삶이 그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선자의 선택은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아이들의 선택은 다시 다음 세대의 삶으로 이어진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각자의 삶은 결코 같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출신을 숨기려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받아들이려 한다.

 

누군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곳을 꿈꾸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이 태어난 곳과 가족의 역사를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인물의 삶을 따라가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는 과연 자신의 삶을 얼마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까?

 

그리고 부모 세대가 겪은 삶은 다음 세대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

 

제목인 '파친코'가 의미하는 것

책을 읽으면서 제목인 **'파친코'**라는 단어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파친코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운영되어 온 사행성 오락시설이자 관련 산업을 말한다.

 

소설에서는 파친코 사업을 둘러싼 인물들의 삶이 등장한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제목을 단순히 특정 직업이나 산업을 가르키는 말로만 생각하기는 어렵다.

 

내게는 오히려 불확실한 삶 속에서도 계속 살아가기 위해 선택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과 연결되어 느껴졌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다시 선택하고, 다시 살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 역시 소설 전체의 삶과 묘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친코』를 읽고 내가 생각한 '삶을 견딘다는 것'

책을 읽으며 선자에게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은 존경이었다.

 

선자의 삶에는 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시대의 어려움이 있다.

 

가난, 차별, 가족에 대한 책임, 낯선 나라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

 

그런 상황이 한꺼번에 주어졌음에도 선자는 자신의 삶을 이어간다.

 

물론 선자가 모든 상황에서 완벽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현실 앞에서 괴로워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인 인물로 느껴졌다.

 

완벽하게 강한 사람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힘든 순간에도 다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파친코』를 읽고 나서

2022년 6월, 회사 동료의 소개를 듣고 책을 구해 읽었던 『파친코』.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는 소설 한 편을 읽어보자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두 권을 다 읽고 난 뒤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마음에 남았다.

 

선자의 삶뿐만 아니라 그녀의 부모와 아이들, 그리고 다음 세대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가족이란 무엇인지, 삶을 지킨다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다.

 

특히 선자의 삶을 보면서 나는 사람이 가진 용기와 인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어려움 앞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가족을 지켜낸 선자에게 개인적으로 깊은 존경을 느꼈다.

 

그리고 책을 덮은 뒤에는 이런 생각이 남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하루도 누군가에게는 오랜 시간 견뎌낸 끝에 얻은 소중한 하루일 수 있겠구나.

 

그래서 『파친코』는 나에게 단순히 시대적 배경을 가진 장편소설로 남지 않았다.

 

한 사람의 삶을 따라가며 가족, 선택, 정체성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파친코』를 추천하고 싶은 분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독자라면 특히 깊게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 여러 세대에 걸친 가족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 역사적 배경을 가지 소설을 좋아하는 분
  • 재일동포의 삶과 정체성에 관심이 있는 분
  • 인물의 선택과 삶의 과정을 깊이 있게 따라가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
  • 책을 읽은 뒤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것을 좋아하는 분

다만 1·2권을  합치면 분량이 꽤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읽기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천천히 따라가며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마무리 | 2022년의 내가 『파친코』 를 선택했던 이유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회사 동료의 짧은 소개가 아니었다면 나는 『파친코』 를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서점에서 책을 쉽게 구하지 못해 중고책으로 1권과 2권을 구입했던 기억도 이 책을 떠올릴 때 함께 생각난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난 뒤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사람은 선자였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힘든 시대를 살아야 했지만, 그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몫을 감당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이어갔던 사람.

 

나는 선자의 삶을 통해 **'잘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 그래서 『파친코』는 책을 다 읽은 뒤에도 쉽게 잊히지 않았던 것 같다.

 

2022년 6월에 처음 만난 『파친코』 .

시간이 지나 다시 생각해도 선자의 삶과 그녀가 보여준 용기와 인내는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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