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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 · 이원태 지음 | 돌베개
※ 이 글에는 작품의 주요 내용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장하고 있는 『대장 김창수』 표지와 내면 직접 촬영본
※ 아래에서 언급하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내용은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며, 소설 속 장면과 실제 역사 기록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광복절에 다시 꺼내 든 『대장 김창수』
광복절을 앞두고 책장을 정리하다가 오래전부터 책장 한쪽에 꽂혀 있던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대장 김창수』. 책 제목을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은 '김구'였다. 하지만 표지에는 익숙한 이름 대신 '김창수'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김창수. 백범 김구가 되기 전, 그가 사용했던 이름이다. 이 책을 처음 구입했던 것은 2018년 1월이었다. 당시에도 '김창수'라는 이름이 낯설었다. '김구 선생에게도 김창수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던 시절이 있었구나.' 그리고 8년이 지난 2026년. 광복절을 앞두고 다시 책을 펼쳤다. 같은 책인데도 처음 읽었을 때와는 질문이 달라졌다. 2018년의 나는 '김구가 어떤 청년이었을까?'가 궁금했다면, 2026년의 나는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한 사람은 어떤 과정을 거쳐 자신이 살아갈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것일까. 『대장 김창수』는 내게 김구라는 역사적 인물을 다시 바라보게 한 책이면서, 동시에 한 사람의 성장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소설이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김구, 그리고 그 이전의 김창수
우리는 백범 김구를 독립운동가라는 이름으로 기억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했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하지만 역사책에서 만나는 김구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백범 김구'의 모습에 가깝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대장 김창수』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된다. 소설은 치하포 사건 이후 인천감옥에 수감된 청년 김창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1896년 치하포 사건 이후 체포된 김창수는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처형되지 않았고, 인천감옥에서 수감생활을 이어간다. 감옥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그는 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읽고,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넓혀 간다. 이 부분이 이 소설에서 특히 흥미로웠다. 우리가 흔히 역사적 인물을 생각할 때는 결과를 먼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창수는 훗날 김구가 된다. 김구는 독립운동가가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그 결말을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가 처음부터 지금의 김구와 같은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 과정을 보여준다. '김구가 되기 전의 김창수'를 바라보게 한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감옥에서 시작된 변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오래 생각했던 공간은 역시 감옥이었다. 감옥이라고 하면 자유가 사라진 공간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자신의 행동을 자유롭게 결정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김창수에게 감옥은 단순히 모든 것을 빼앗긴 공간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서 그는 새로운 것을 접하고 자신의 생각을 키워간다.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이 알고 있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는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오래전 내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를 떠올리기도 했다.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없을 때 쉽게 좌절한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때의 경험이 오히려 나를 바꾸어 놓은 경우도 있다. 당시에는 멈춰 있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생각이 깊어지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김창수에게 감옥 역시 그런 시간이 아니었을까.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시간이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넓히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김창수는 처음부터 우리가 아는 김구였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김창수를 무조건적인 영웅으로 바라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강한 분노가 있었고,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감함도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아직 완성되지 않은 청년의 모습도 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김구라는 인물의 이름만 놓고 보면 그의 삶을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처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람의 삶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서툰 시절이 있고, 잘못된 판단을 하는 순간이 있으며, 자신의 생각이 흔들리는 시간이 있다. 김구 역시 예외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제목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김구'가 아니라 '김창수'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완성된 역사적 인물보다 그 이전의 청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청년이 어떤 사건을 경험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무엇을 고민하면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지를 이야기한다. 결국 위대한 인물도 처음부터 위대한 인물이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소설 사이에서
『대장 김창수』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실제 역사도 찾아보게 되었다. 이 작품은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한 소설이기 때문에 실제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함께 들어 있다. 따라서 소설 속 모든 장면을 역사적 기록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문학 작품으로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치하포 사건처럼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건을 바라볼 때는 더욱 그렇다. 나는 이 부분이 오히려 역사소설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책에서는 사건의 날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그 사건을 겪었던 한 사람의 감정과 고민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때 그 사람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까?'
'그 선택은 이후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소설은 과거를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게 만든다.
한 사람의 인생은 어느 날 완성되지 않는다.
『대장 김창수』를 다시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이것이었다.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우리가 알고 있는 백범 김구 역시 수많은 사건과 선택을 지나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을 것이다. 청년 김창수에게도 분노가 있었고, 두려움이 있었으며,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쌓여 훗날의 김구를 만들어갔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역사 속 인물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우리는 흔히 성공한 사람이나 역사적으로 유명해진 사람의 결과만 바라본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도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수많은 선택의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 되었는가'보다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사람이 되었는가'인지도 모른다.
2018년의 나와 2026년의 내가 읽은 같은 책
이 책을 처음 읽었던 2018년과 다시 읽은 2026년. 책의 내용은 변하지 않았지만 내가 책을 바라보는 방식은 달라졌다. 2018년에는 김구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김창수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시절은 어땠을까?' 그 질문에 답을 찾으려고 책을 읽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한 사람의 삶을 보면서 나 자신의 삶도 생각하게 된다. 나 역시 살아오면서 여러 번 선택을 했고, 그 선택에 따라 새로운 환경을 만나기도 했다. 당시에는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의미가 달라졌다. 그래서 지금은 김창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역사 속 한 인물의 삶만 바라보게 되지 않는다. 나 역시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있으며, 그 선택이 앞으로의 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아마 이것이 같은 책을 다시 읽는 재미일 것이다. 책은 그대로인데 읽는 사람이 달라진다. 그래서 같은 문장도 어느 날에는 다르게 다가온다.
광복절에 다시 생각해 본 '자유'
2026년은 광복 81주년이다. 광복절이 되면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김구, 안중근, 윤봉길처럼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도 있고, 기록에 이름조차 제대로 남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삶을 우리가 모두 기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오늘 우리가 너무 자연스럽게 누리고 있는 일상 역시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던 미래였다는 것. 내가 자유롭게 책을 읽고,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내가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언제나 당연했던 것은 아니다. 그래서 광복절을 맞아 『대장 김창수』를 다시 읽으니 역사 속 인물의 삶을 단순히 '위대한 사람의 이야기'로만 바라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들이 어떤 시대를 살았고, 어떤 선택 앞에 놓였으며, 그 선택을 위해 무엇을 감당했는지를 생각해보고 싶었다.
오래된 책을 다시 펼쳐 든다는 것
2018년 겨울에 호기심으로 구입했던 책을 2026년 광복절에 다시 펼쳤다.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나도 많은 일을 겪었고,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책 속의 김창수가 조금 다르게 보였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길을 찾아가던 한 청년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우리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가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면,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나를 만들고, 지금의 경험이 언젠가 내 삶을 돌아보는 중요한 장면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대장 김창수』를 덮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인생에서 아직 쓰이지 않은 페이지가 있다는 것은 어쩌면 좋은 일인지도 모른다. 김창수에게도 김구가 되기 전의 시간이 있었듯이, 우리에게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장 김창수』를 읽고
『대장 김창수』는 내게 단순히 백범 김구의 젊은 시절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었다. 오히려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생각하게 한 역사소설이었다. 특히 2018년에 처음 읽었던 책을 2026년에 다시 읽으면서 책보다 내가 변했다는 사실을 느꼈다. 처음에는 '김창수가 누구인가'가 궁금했다. 지금은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조금 더 크게 남는다. 역사 속 인물을 바라보는 것도 결국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청년 김창수가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들이 훗날 어떤 삶으로 이어졌는지를 바라보면서 나 역시 지금의 선택을 생각해 보게 된다. 광복절에 다시 펼쳐 든 오래된 책 한 권. 『대장 김창수』는 나에게 김구라는 이름 이전에 한 명의 청년이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그 청년의 시간 역시 수많은 고민과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마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래서 오늘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언젠가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을 때, '그때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갔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광복절에 다시 만난 청년 김창수. 이번에는 책을 덮으면서 김구 선생의 삶에 대한 존경과 함께, 지금 내가 살아가는 하루와 앞으로의 선택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책 정보
| 구분 | 내용 |
| 제목 | 『대장 김창수』 |
| 저자 | 김탁환 · 이원태 지음 |
| 출판사 | 돌베개 |
| 장르 | 한국소설 / 역사소설 |
| 출간일 / 쪽수 | 2017년 10월 19일 / 458쪽 |
| 구매 및 재독 시기 | 2018년 1월 구매 / 2026년 광복절 재독 |
※ 이 글은 책을 읽고 느낀 개인적인 감상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소설 『대장 김창수』는 실제 역사적 기록과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청년 김창수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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