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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 · 이원태 지음 | 돌베개

소장하고 있는 『대장 김창수』표지와 내면 촬영본
광복절에 다시 만난 청년 김창수
광복절을 맞아 책장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오래전부터 책장 한편에 자리하고 있던 책 한 권을 다시 꺼내 들었다.
『대장 김창수』.
지금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이름, 백범 김구.
하지만 책의 제목에는 익숙한 '김구'라는 이름 대신 낯선 이름이 적혀 있다.
김창수.
이 책을 처음 구입했던 것은 2018년 1월 겨울의 추위가 아직 매섭던 때였다.
당시에도 '대장 김창수'라는 이름이 낯설었다.
'김창수가 김구 선생의 젊은 시절 이름이었다고?'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백범 김구가 되기 전, 그는 어떤 청년이었을까.
무엇이 그를 그렇게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그래서 책을 주문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리고 2026년 광복절.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이번에는 예전과 조금 다른 마음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김구,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김창수
백범 김구.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인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으로 독립운동을 이끌었고, 광복을 위해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내놓았던 사람.
그리고 광복을 직접 맞이했지만, 1949년 안두희의 총탄에 쓰러져 끝내 우리 곁을 떠난 사람.
우리는 김구라는 이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의 사진도 알고 있고,
그의 글도 알고 있으며,
그가 남긴 말들도 기억한다.
하지만 그 이름이 만들어지기 전,
'김창수'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던 한 청년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대장 김창수』는 바로 그 시절을 바라본다.
책은 특히 치하포 사건 이후 인천 감옥소에 갇힌 청년 김창수의 시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역사적으로 치하포 사건은 1896년 3월 9일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에서 김창수가 일본인 쓰치다 조스케를 살해한 사건이다.
이후 김창수는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고, 사형이 선고되었다.
그러나 사형은 집행되지 않았다.
이후 그는 인천감옥에서 오랜 수감생활을 이어가다 1898년 3월 탈옥한다.
『대장 김창수』는 바로 이 역사적 시간을 바탕으로 한다.
실제 기록으로 남아 있는 역사와 작가의 상상력이 만나면서, 우리가 알고 있던 백범 김구 이전의 한 청년을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게 한다.
그래서 책에 나오는 사건을 어떤 사건이었는지 찾아가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감옥은 그에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던 것은 감옥이라는 공간이었다.
감옥은 보통 모든 것을 빼앗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자유를 빼앗고,
시간을 빼앗고,
사람으로서의 존엄까지 흔들어 놓는 곳.
그 당시 일본의 압박 아래 놓여 있던 조선의 감옥은 더욱 그러했으리라.
그런데 청년 김창수에게 감옥은 오히려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 된다.
그곳에서 그는 좌절하기만 하지 않았다.
읽고,
배우고,
생각하고,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실제 기록에 따르면 그는 인천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대학』, 『세계역사』, 『세계지지』, 『태서신사』 등을 읽으며 서양의 근대 문물을 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부분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다.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간이 반드시 끝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
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오히려 자신을 다시 만드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청년 김창수에게 감옥이 그러했을 것이다.
불의를 참지 않았던 청년
책 속의 김창수는 거칠다.
쉽게 타협하지 않는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행동은 오늘날의 시선으로 단순하게 미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치하포 사건은 오늘날에도 역사적으로 여러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건이다.
그래서 오히려 이 책을 읽으며 한 사람의 삶을 단순한 영웅으로만 바라보지 않게 된다.
한 사람이 어떤 시대를 살아냈는가.
그리고 그 시대가 한 사람에게 어떤 선택을 요구했는가.
그 질문을 생각하게 한다.
청년 김창수의 삶에는 분노가 있었고,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망설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감정을 안고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했던 의지가 있었다.
나는 그 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김구'가 되기 전의 시간
우리는 백범 김구를 완성된 인물처럼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독립운동가 김구.
임시정부의 김구.
하지만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수많은 선택과 실패,
좌절과 고민,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시간을 지나면서 한 사람이 만들어진다.
김구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다.
그 이름이 김창수였던 시절.
아직 젊었고,
아직 서툴렀으며,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던 시절.
『대장 김창수』가 내게 의미 있게 다가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역사책에서 만나는 위대한 인물도 처음부터 위대한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에게도 청춘이 있었고,
두려움이 있었고,
흔들리는 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기에, 훗날 우리가 기억하는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2026년, 광복 81주년을 맞으며
2026년
광복 81주년을 맞았다.
광복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인지, 어쩌면 우리는 그 의미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우리는 자유롭게 책을 읽고,
내가 원하는 생각을 말하고,
내가 살고 싶은 곳에서 살아가며,
평범한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80여 년 전에는 이 평범한 일상이 결코 당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유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내놓았다.
김구 한 사람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름이 역사에 남은 사람도 있었고,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때의 청년 김창수는 한 사람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수많은 '김창수'가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삶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했던 사람들.
두려웠지만 물러서지 않았던 사람들.
무엇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신의 청춘을 내놓았던 사람들.
그들의 이름을 우리가 모두 기억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광복절에 이 책을 다시 읽는 마음은 조금 특별했다.
우리가 누리는 오늘은 누군가의 어제였다
책을 덮고 한동안 생각했다.
내가 오늘 아무 걱정 없이 맞이한 아침은,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바쳐야 했던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자유롭게 읽는 이 책 한 권도, 누군가에게는 자유를 되찾기 위해 싸워야 했던 시대의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광복절은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날만은 아닌 것 같다.
오늘 내가 누리고 있는 자유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기억하는 날.
그리고 그 자유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쳤던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김구 선생을 떠올리며,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오래된 책을 다시 펼쳐 든 이유
2018년 1월.
추운 겨울날 호기심으로 주문했던 책 한 권.
그때는 그저 '김구 선생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펼쳐보니, 책이 다르게 보였다.
아마 책이 변한 것이 아니라 내가 조금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젊은 김창수의 분노도,
두려움도, 고민도,
그리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찾으려 했던 마음도 예전보다 조금 더 가까이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내가 살아가는 이 평범한 하루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복절에 다시 만난 『대장 김창수』.
이 책은 내게 단순히 김구 선생의 젊은 시절을 보여준 책이 아니었다.
한 사람이 어떤 시대를 살아내며 자신을 만들어가는지,
그리고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역사의 일부가 되는지를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름만이 아닐 것이다.
그 이름 뒤에 있었던 시간과,
그 사람이 감당했던 두려움과,
끝까지 놓지 않았던 신념까지 기억해야 할 것이다.
광복 81주년.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며,
나라를 위해 자신의 청춘을 바쳤던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오래된 책 한 권을 다시 펼쳐 들며, 나 역시 지금 내가 살아가는 하루를 조금 더 소중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책 정보
『대장 김창수』
김탁환 · 이원태 지음
돌베개
2017년 10월 19일 출간
460쪽
ISBN 9788971998267
※ 이 글은 책을 읽고 느낀 개인적인 감상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소설 『대장 김창수』는 실제 역사적 기록과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청년 김창수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