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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산 작가의 장편소설 『군함도』1·2권 단행본 실물 사진
소장 중인 소설 군함도 1·2권 표지 사진 직접 촬영본과 "일본 나가사키현 하시마섬 (일명 군함도)"

영화로 먼저 만난 역사, 한수산 장편소설 『군함도』 1·2권 완독 후기

영화 속 강렬한 잔상이 계기가 되어 펼친 책이었지만, 소설이 전해준 울림은 기대보다 훨씬 크고 깊었습니다. 지옥섬이라 불리던 하시마섬의 비극을 다룬 한수산 작가의 장편소설 『군함도』  1·2권을 완독하고 느낀 감상을 정돈해 남겨봅니다.

 

영화에서 소설로 넘어가게 된 계기

처음 '군함도'라는 이름을 접한 건 영화를 통해서였습니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작고 폐쇄적인 섬. 그리고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되어 가혹한 탄광 노동을 해야 했던 역사의 현장은 보는 내내 마음을 묵직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2시간 남짓한 영화의 러닝타임만으로는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내면과 당시 정교한 시대적 배경을 충분히 들여다보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같은 소재를 다룬 소설에서는 이 공간과 사람들을 어떻게 그려내고 있을까?" 라는 질문과 호기심이 생겼고, 그렇게 한수산 작가의 『군함도』 1권과 2권을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군함도라는 공간이 주는 묵직한 중압감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앞바다에 위치한 하시마섬(端島)의 별칭입니다. 섬의 모양이 마치 거대한 군함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책을  읽기 전에도 대략적인 역사적 배경은 알고 있었지만,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군함도는 단순한 역사적 장소를 넘어섰습니다.

  • 한번 들어가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극단적인 폐쇄성
  • 좁고 답답한 공간에서 매일 반복되는 가혹한 노동

책 속 인물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니, 섬 전체가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하나의 거대한 감옥처럼 느껴졌습니다.

 

역사책 속 '숫자'가 살아있는 '사람'이 되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 부분은 '역사 속 숫자와 실제 개인의 삶 사이의 간극'이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교과서에서 역사를 배울 때, *"몇 년도에 몇 명이 강제 동원되었다"*는 식으로 건조한 수치를 접하곤 합니다. 하지만 소설은 그 숫자 하나하나가 가족이 있었고, 꿈이 있었으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싶었던 한 사람의 인생이었음을 일깨워 줍니다.

 

'강제동원'이라는 단어 몇 글자로 간결하게 요약되는 역사이지만, 그 시대를 살아낸 당사자들에게는 하루하루 견뎌내야만 했던 절박한 현실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역사소설이라는 장르가 가진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극한의 상황, 그리고 인간의 '선택'

소설 『군함도』에서 특히 눈을 뗄 수 없었던 건 벼랑 끝에 몰린 인간 군상의 다양한 선택이었습니다.

  • 끝까지 존엄을 지키며 저항하는 사람
  • 살아남기 위해 현실과 타협하는 사람
  • 때로는 생존을 위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들

처음에는 그런 모습에 답답함이 들기도 했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쉽게 그들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안전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 참혹한 현장 속 개인이 내려야 했던 선택을 감히 단정 지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 그 시대, 그 섬에 있었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이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랫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영화 VS 소설, 무엇이 달랐을까

두 매체를 모두 접해본 입장에서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영화 『군함도』 소설 『군함도』(1·2권)
특징 시각적이고 강렬한 사건 위주의 전개 인물의 내면 심리와 사건의 내막에 천천히 머뭄
장점 군함도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눈으로 확인 인물의 마음과 시대적 아픔을 깊이 있게 공감

 

영화가 군함도라는 공간의 외형과 비극을 '눈앞에 보여주었다'면, 소설은 그 안에서 숨쉬던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물들의 내면에 깊게 침잠할 수 있었던 소설 쪽에 조금 더 마음이 끌렸습니다.

 

'기억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직접 그 시절을 겪으셨던 피해자분들이 점차 세상을 떠나고 계신 요즘, 우리가 역사를 기억한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역사를 기억하는 목적은 단순히 과거를 원망하거나 누군가를 미워하기 위함이 아닐 것입니다. 왜 그런 비극이 일어났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함에 가깝습니다. 『군함도』 는 '군함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라는 사실적 질문을 넘어, '우리는 그 기억을 앞으로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가'라는 무거운 과제를 던져주는 작품입니다.

 

책 정보 요약

항목 내용
제목 『군함도』 (전2권)
저자 한수산
출판사 해냄출판사
추천 대상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분, 강제동원의 역사와 그 속의 인간 내면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 보고 싶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