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 1·2』펴낸 곳 : 나무옆의자※ 이 글에는 『불편한 편의점 1·2』의 주요 인물과 내용에 대한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2022년 5월, 조카가 보내준 한 권의 책『불편한 편의점』 1편을 처음 마주한 것은 2022년 5월이었다.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조카가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며 책 한 권을 보내왔다. 책을 받아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제목이었다. 불편한 편의점. 편의점이라고 하면 보통 편리함을 떠올린다. 필요한 물건을 쉽게 살 수 있고, 늦은 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으며, 잠깐 쉬어갈 수도 있는 익숙한 공간이다. 그런데 그 앞에 '불편한'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었다. 왜 불편할까. 어떤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첫..
일본 소설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어 준 책제가 처음 읽었던 일본 소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였습니다. 당시에는 문화적인 차이 때문이었는지, 작가 특유의 문체 때문이었는지 이야기를 따라가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읽기는 했지만 책을 모두 이해했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일본 소설은 나에게 조금 어렵구나'**라는 생각이 더 크게 남았습니다. 그 이후 한동안 일본 작가의 작품을 일부러 찾아 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 4월쯤 서점을 방문했을 때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발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는 작품이라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고, '이번에는 다시 일본 소설에 도전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구입한 책이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
2021년, 우연히 프레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를 읽었습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마주한 인물은 유쾌하거나 다정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소한 규칙 하나도 그냥 넘기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을 답답하게 바라보는 까칠한 남자였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갈수록 처음에 느꼈던 인상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오베의 무뚝뚝함에는 이유가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그의 모습 뒤에는 오랫동안 간직해 온 사랑과 상실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참 까다로운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던 오베가 어느 순간에 안쓰럽고, 또 어느 순간에는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오베라는 남자』는 결국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다시 연결되면서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양귀자 『모순』을 다시 읽으며 생각한 행복과 삶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 1. 몇 년만에 다시 꺼내 든 『모순』좋은 책은 한 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었을 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귀자의 『모순』이 저에게는 그런 책입니다. 저는 2020년 7월 처음 이 책을 읽었습니다.당시에도 인상 깊게 읽었던 소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책장 한편에 꽂아두고 자연스럽게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을 좋아하는 조카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모순』 읽어봤어요?" 이미 오래전에 읽었다고 대답했더니 조카는 짧게 반응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며칠 뒤 서점에 들렀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출간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모순』이 여전히 독자들에게 선택받고 있는 ..
책을 읽은 지 7년이 지났는데도 제목 하나만으로 내용이 떠오르는 소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유영민 작가의 ** 『오즈의 의류수거함』**이 그런 책입니다. 처음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오즈의 의류수거함'이라는 제목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의류수거함'이라는 현실적인 단어와 '오즈'라는 동화적인 단어가 함께 놓여 있는 것이 묘하게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오즈의 마법사』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 때문에 호기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가볍게 책을 펼쳤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청소년의 고민부터 경제적인 어려움, 외로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까지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책을 덮고..
제목을 보고 한동안 생각하게 된 책책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죽음에 관한 책이라면 보통 조금 더 무겁거나 진지한 제목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아주 구체적인 질문 하나를 제목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습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와 옷의 색깔이라는 일상적인 질문이 쉽게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오히려 이 질문이 이 책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죽음 자체에만 머무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입고 싶은지를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
어린 시절 처음 만났던 **『빨간 머리 앤』 **은 그저 말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의 재미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앤이 초록지붕집에 들어오고, 친구를 만나고, 학교생활을 하며 여러 가지 사건을 겪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앤의 이야기를 읽으면 웃고 울었지만, 그 안에 담긴 삶의 의미까지 깊이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60이라는 나이가 되어 다시 책장에서 『빨간 머리 앤』 을 꺼내 들었습니다. 놀랍게도 같은 책인데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읽는 듯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앤의 성장이 보였다면, 지금은 앤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삶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순히 추억 속 명작을 다시 읽는다는 마음보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