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책 실물 사진"
[사진: 소장하고 있는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를 직접 촬영하였습니다.]

제목을 보고 한동안 생각하게 된 책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죽음에 관한 책이라면 보통 조금 더 무겁거나 진지한 제목을 떠올리게 됩니다.그런데 이 책은 아주 구체적인 질문 하나를 제목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습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와 옷의 색깔이라는 일상적인 질문이 쉽게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이 질문이야말로 작품 전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완벽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단순히 슬픔과 상실에만 머무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입고 싶은지를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돌아보는 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책 정보

항목 내용 
제목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저자 신소린
출판사 해의시간
분야 에세이
주요 주제 삶, 죽음, 가족, 이별, 웰다인
추천 독자 부모님의 삶을 생각해 보고 싶은 분,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싶은 분

 

이 책은 죽음을 상실의 관점 대신, 마지막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지금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힐링 에세이입니다. 유언이나 장례, 마지막 인사처럼 평소 피하고 싶었던 주제들이 등장하지만 읽는 내내 두려움이나 슬픔보다는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따뜻한 질문을 던져줍니다.

 

왜 우리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피할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미래를 계획합니다.

 

  • 어떤 학교나 직장에 갈지
  • 어디에서 누구와 살지
  • 앞으로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삶의 마지막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기를 어려워합니다. 죽음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불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미리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슬프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그동안 죽음이라는 주제를 은연중에 피하며 살아왔습니다. '아직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겠지', '나중에 생각해도 되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뒤로 미루어두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과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찾아올 삶의 끝을 떠올려 보면, 역설적이게도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과 현재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 분명하게 깨닫게 됩니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오늘의 삶을 준비하는 일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았던 생각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질문은 어느 순간 현재의 삶에 대한 질문으로 바뀝니다.

 

1. 질문의 전환

  • "마지막에 어떤 말을 남길 것인가?" → 지금 누구에게 따뜻한 진심을 전해야 하는가?
  •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 오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 "마직막으로 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 현재 내 곁을 지키는 이들이 얼마나 소중한가?

 

"마지막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오늘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되돌아옵니다.

 

이것이 제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생각했던 부분입니다.

 

2. '옷의 색깔'이 가진 따뜻한 의미

장례나 죽음을 떠올릴 때 우리는 보통 검은색의 어두운 분위기를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라는 질문에는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주체적인 선택과 취향이 담겨 있습니다.

 

죽음이라는 거대한 사건 앞에서도 한 사람이 살아온 방식과 취향, 아름다운 기억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좋아하던 색을 고르고 평소 자주 입던 옷을 떠올리는 일은, 죽음을 특별하고 무서운 사건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존엄한 삶을 그 사람답게 마무리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입니다.

 

부모님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 질문들

책을 읽는 내내 자연스럽게 부모님을 떠올랐습니다. 매일 연락을 주고받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도, 정작 부모님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중요한 질문들은 해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엄마는 어린 시절 어떤 꿈을 꾸었는가?"
  • "살면서 어떤 순간이 가장 행복했을까?"
  •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이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부모에게도 청춘이 있었고 하고 싶은 일이 있었지만, 자녀라는 존재 앞에서는 언제나 '부모'라는 이름으로만 살아오셨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부모님의 삶이 더욱 깊이 궁금해졌고, 동시에 미안하고 그리운 마음이 커졌습니다.

 

거창한 대화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죽음을 이야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 부모님께 조용히 물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진짜 '웰다잉(Well-dying)'

최근 자주 쓰이는 '웰다잉'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죽음을 잘 준비하는 기술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 책이 전하는 웰다잉의 본질은 잘 살아가기 위해 삶의 마지막을 미리 나지막이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삶의 끝을 알아차릴 때, 우리는 비로소 일상의 무수한 순간들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1. 가족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식사 한 끼

2. 소중한 사람과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

3.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평화로운 시간

4. 아무 일 없이 흘러가는 평범한 오늘 하루

 

이 모든 순간이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선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추천 대상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는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 부노님의 삶과 노년을 한 사람의 인생으로서 깊이 이해해보고 싶은 분
  • 가족과 조금 더 따뜻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분
  • 웰다잉 (Well-dying)의 참의미를 삶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은 분
  •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힐링 에세이를 찾는 분
  • '나중에'라는 핑계로 표현을 미뤄왔던 모든 분들

책을 덮으며: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준비

이 책은 죽음을 다루지만 결코 슬픔이나 절망에 머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책을 덮고 난 뒤 머릿속에 남은 것은 "나는 오늘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삶에 대한 솔직한 질문이었습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질문인 줄 알았는데, 결국 오늘의 삶을 소중하게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라는 질문은 어떤 옷을 입을지 묻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신은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까?"*라고 우리에게 부드럽게 말을 건네옵니다.

 

지나간 시간이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 때문에 오늘을 미루지 않아야겠습니다. 책을 읽고 부모님이 더욱 보고 싶어졌다면, 지금 바로 전화 한 통을 드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엄마, 오늘 잘 지내고 계세요?"

 

그 짧고 따뜻한 말 한마다가 우리가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삶의 준비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