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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20697의 책과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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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힐링 에세이 (10)
『슬픔의 모양』 이석원 산문집 서평: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견디고 사랑하는 시간

이석원 지음 · 김영사 책을 고를 때 때로는 거창한 줄거리보다 한 문장의 강렬한 끌림에 마음이 움직이곤 합니다. 이석원 작가의 산문집 『슬픔의 모양』(김영사)을 처음 집어 들었던 순간도 바로 그랬습니다.지난 2025년 3월, 책방에서 이 책을 만났을 때 띠지에 적힌 *"나와 꼭 닮은 어느 가족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한 문장이 오랫동안 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다시 책장을 펼쳐본 오늘, 왜 그때 그 문장이 그토록 가슴 깊이 와닿았는지 그 이유가 더욱 선명해집니다. 1. 아버지가 쓰러진 날, 가족의 시간이 다르게 흐르기 시작했다『슬픔의 모양』은 평범했던 한 가족에게 찾아온 갑작스러운 불행, 즉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시작되는 변화의 기록입니다. 아버지의 병환은 가족들이 공유하던 평화로운..

인생 & 힐링 에세이 2026. 10. 5. 16:09
『모든 순간이 너였다』 서평 | 2019년 새해 첫 책을 다시 펼치며 느낀 작은 위로

하태완 지음 · 위즈덤하우스 책장을 정리하다 문득 한 권의 빛바랜 에세이 첫 장에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손글씨 날짜를 발견했습니다. "2019년 1월 5일".까맣게 잊고 지냈던 그 숫자를 가만히 짚어보는 순간, 7년이라는 세월을 지나 당시 새해를 맞이하던 제 삶의 계절과 공기가 아득하게 되살아났습니다. 하태완 작가의 감성 산문집 『모든 순간이 너였다』(위즈덤하우스)는 그렇게 2019년 새해, 제가 나 자신에게 건넸던 첫 번째 선물 같은 책이었습니다.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펴든 책 속의 문장들은 변함없었지만, 그 문장을 읽는 저는 이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7년 전의 저는 왜 새해의 첫 책으로 이 책을 선택했을까요? 그리고 다시 펼친 문장들은 지금의 저에게 어떤 새로운 울림을 주고 있을까요? 1. ..

인생 & 힐링 에세이 2026. 9. 27. 16:56
[서평] 2020년의 시작과 마지막을 법정 스님의 글과 함께 | 『스스로 행복하라』 · 『좋은 말씀』

돌이켜보면 2020년이라는 한 해는 제게 참 유별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시작과 마지막을 고요하게 지켜주었던 두 권의 책이 있습니다. 바로 평생 '무소유'의 가르침을 실천하신 법정 스님의 산문집 『스스로 행복하라』(샘터)와 법문집 『좋은 말씀』(시공사)입니다.스님이 우리 곁을 떠난 지 10주기가 되는 해에 우연히 펼쳐든 두 권의 책은, 단순히 오래전에 쓰인 가르침을 넘어 2020년이라는 특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저에게 삶의 방향을 묻는 깊은 질문처럼 다가왔습니다. 1. 2020년 2월, 『스스로 행복하라』를 통해 비움의 가치를 배우다2020년 2월, 새로운 한 해의 초입에서 만난 『스스로 행복하라』는 법정 스님의 열반 10주기를 맞아 출간된 특별판 산문집이었습니다. 새해가 시작되면 우..

인생 & 힐링 에세이 2026. 9. 26. 23:54
[서평] 무루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멋진 사람보다 '잘 살아가는 나이 듦'에 관하여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언젠가부터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곤 합니다. 젊었던 시절에는 하루하루를 살아내기에 바빠 내가 어떤 모습으로 늙어갈지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나이 듦'이란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어떤 가치와 취향을 지닌 사람으로 나이 들어갈 것인가?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며, 도리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나이 듦에 대한 사색과 고민이 유독 깊어지던 2022년 8월, 서점의 서가에서 우연히 한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무루(박서영) 작가의 그림책 에세이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어크로스)였습니다. 1. 2022년 8월, 서점에서 만난 ..

인생 & 힐링 에세이 2026. 9. 20. 14:50
[서평] 허지웅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 살아야 할 이유를 묻고 싶었던 어느 날의 기록

허지웅이라는 이름을 처음 만난 곳은 책장이 아니라 TV 방송 화면이었습니다. 방송에서 보여준 그는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가감 없이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인물이었습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해 말을 돌리기보다 자기만의 목소리를 당당히 내는 모습은, 평소 말 한마디를 내뱉기 전 상대의 기분을 몇 번이고 다듬는 저에게는 부러우면서도 인상적인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그러던 2020년 8월 30일, 서가에서 우연히 그의 산문집 『살고 싶다는 농담』(웅진지식하우스)을 발견했습니다. 출간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던 그날, 제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책의 제목이었습니다.'살고 싶다'는 절박하고 진지한 고백 뒤에 붙은 '농담'이라는 단어. 절망의 기로에서 농담처럼 무심하게 던지지만, 그 속에는 역설적으로 살고자..

인생 & 힐링 에세이 2026. 9. 19. 15:40
박경리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서평 | 사이판에서 한국까지 가져온 한 권의 책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박경리 작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역시 『토지』 다. 수많은 인물과 긴 세월의 이야기를 담아낸 대작을 통해 박경리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박경리 작가를 처음 떠올릴 때 소설 『토지』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펼쳐본 책은 소설이 아니라 한 권의 시집이었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경리 작가의 유고시집이다. 이 책을 처음 만난 것은 사이판에서 생활하고 있을 때였다. 박경리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던 것도 사이판에서였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잘 아는 어린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 받았다. 그때는 단순히 궁금했다. 장편소설을 써온 작가가 시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

인생 & 힐링 에세이 2026. 8. 23. 22:03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1·2』 서평 |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가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

김호연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 1·2』펴낸 곳 : 나무옆의자※ 이 글에는 『불편한 편의점 1·2』의 주요 인물과 내용에 대한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2022년 5월, 조카가 보내준 한 권의 책『불편한 편의점』 1편을 처음 마주한 것은 2022년 5월이었다.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조카가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며 책 한 권을 보내왔다. 책을 받아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제목이었다.불편한 편의점. 편의점이라고 하면 보통 편리함을 떠올린다. 필요한 물건을 쉽게 살 수 있고, 늦은 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으며, 잠깐 쉬어갈 수도 있는 익숙한 공간이다. 그런데 그 앞에 '불편한'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었다. 왜 불편할까, 어떤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첫 ..

인생 & 힐링 에세이 2026. 8. 16. 15:33
『모순』 서평 |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으니 다르게 보인 양귀자의 인생소설

양귀자 『모순』을 다시 읽으며 생각한 행복과 삶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한눈에 보는 도서 정보도서명 : 『모순』저자 : 양귀자출간 : 1998년분야 : 한국 장편소설주요주제 : 가족, 사랑, 행복, 선택, 삶의 아이러니개인 독서 이력 : 2020년 첫 독서 후 재독한줄평 :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었을 때, 책보다 달라진 나 자신을 발견하게 만드는 소설 1. 몇 년만에 다시 꺼내 든 『모순』좋은 책은 한 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었을 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귀자의 『모순』이 저에게는 바로 그런 작품입니다. 저는 2020년 7월에 처음 이 책을 읽었습니다. 당시에도 인상 깊게 읽었던 소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책장 한편에 꽂아두고 자연스럽게 잊고 지냈..

인생 & 힐링 에세이 2026. 7. 23. 23:34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독후감 | 죽음을 묻는 질문이 결국 오늘의 삶을 돌아보게 했다

제목을 보고 한동안 생각하게 된 책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죽음에 관한 책이라면 보통 조금 더 무겁거나 진지한 제목을 떠올리게 됩니다.그런데 이 책은 아주 구체적인 질문 하나를 제목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습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와 옷의 색깔이라는 일상적인 질문이 쉽게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이 질문이야말로 작품 전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완벽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단순히 슬픔과 상실에만 머무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입고 싶은지를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

인생 & 힐링 에세이 2026. 7. 19. 21:25
[서평] 『빨간 머리 앤』 서평 | 60세에 다시 펼친 인생 책, 앤의 삶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

어린 시절 처음 만났던 **『빨간 머리 앤』 **은 그저 말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의 재미있는 성장 이야기였습니다.앤이 초록지붕집에 들어오고, 친구 다이애나를 만나며 학교생활 속에서 여러 사건을 겪는 모습에 웃고 울었지만, 당시의 저는 그 안에 담긴 깊은 삶의 섭리까지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어느덧 60이라는 나이가 되어 다시 책장에서 『빨간 머리 앤』 을 꺼내 들었습니다. 놀랍게도 같은 책인데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읽는 듯한 깊은 울림을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앤의 표면적인 성장이 보였다면, 지금은 앤이 세상을 대하는 태도와 사람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지혜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동서문화사『빨간 머리 앤』 전 10권이 주는 특별함제가 소장하고 있는 책은 동서문화사에서 출간된 『빨간 머리..

인생 & 힐링 에세이 2026. 7. 18.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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