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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이 추천해 준 뉴베리상 수상작
2021년 큰딸이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면서 필독서로 읽고 있던 작품이 바로 『난 버디가 아니라 버드야』였습니다.
영문 원서로 읽고 있었지만, 저는 영어로 읽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대신 큰딸이 "뉴베리상을 받은 꼭 읽어봐야 할 작품"이라고 추천해 주어 곧바로 번역본을 구입했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난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했던 제 선입견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어린 소년의 모험을 담고 있지만, 그 안에는 가족, 사랑, 상실, 희망, 그리고 한 사람이 자신의 존재를 믿게 되는 과정이 깊이 담겨 있었습니다.
대공황 시대를 살아가는 한 소년의 여정
『난 버디가 아니라 버드야』의 배경은 미국 대공황 시기입니다.
열 살 소년 버드는 엄마를 잃은 뒤 고아원과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엄마가 남겨 준 몇 가지 단서를 품고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아버지를 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합니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지도, 따뜻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버드는 조금씩 성장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집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아버지를 찾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성장기라고 느껴졌습니다.
"넌 버디가 아니라 버드야"
이 책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장면은 엄마가 버드에게 해 주던 말입니다.
"넌 버디가 아니라 버드야"
처음에는 이름을 바로 불러 주는 평범한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그 말의 의미는 훨씬 깊었습니다.
"Bud"는 영어로 꽃봉오리를 뜻합니다.
그래서 저는 엄마가 버드를 부를 때마다, 아직 피어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아름답게 꽃을 피울 존재라는 믿음을 전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엄마는 단순히 이름을 불러 준 것이 아니라, 아직 피어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아름답게 꽃을 피울 아이라는 믿음을 끊임없이 전해 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상이 버드를 함부로 대하더라도 엄마만큼은
"너는 소중한 사람이다"
"너는 앞으로 더 크게 자랄 사람이다"
라는 믿음을 매일 심어 주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해 주는 말 한마디가 평생을 살아가는 힘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난 버디가 아니라 버드야』가 전하는 부모의 사랑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부모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넌 잘할 수 있어"
"넌 소중한 사람이야"
"나는 언제나 네 편이야"
이런 말들이 쌓여 아이는 스스로를 믿게 됩니다.
반대로 작은 상처가 되는 말도 오래 남습니다.
버드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는 엄마가 생전에 심어 준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믿음 덕분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이 작품은 성장소설이면서 동시에 부모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지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읽어도 따뜻한 이유
2021년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버드의 모험이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떠올려 보니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엄마의 한마디였습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위로를 만나지만, 어린 시절 부모에게 들었던 따뜻한 말 한마디만큼 오래 남는 것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난 버디가 아니라 버드야』는 어린이를 위한 성장소설이지만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을수록 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말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리고 한 사람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마무리
혹시 자녀와 함께 읽을 책을 찾고 계신다면, 또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성장소설을 읽고 싶다면 『난 버디가 아니라 버드야』를 추천드립니다.
버드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자신의 어린 시절도 떠올리게 되고, 부모의 사랑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단단하게 만드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건네는 말은 금세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오랫동안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전해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넌 버디가 아니라 버드야"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힘이 필요할 때마다 다시 떠올리게 되는 가장 따뜻한 문장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