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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책을 고를 때 작가의 이름을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에게 김진명 작가가 바로 그런 작가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긴장감과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인상적이라 이전부터 그의 작품들을 찾아 읽곤 했습니다.

 

얼마 전 서점에 들렀다가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는데, 바로 김진명의 신작 소설 『세종의 나라』였습니다. 세종대왕과 훈민정음을 소재로 다루었다는 것을 알고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습니다. 세종대왕과 한글은 학교에서 배워 잘 알고 있었고, 매일 글을 쓰면서도 너무 익숙해서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소재였습니다.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사용하는 한글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고민과 갈등이 있었을까?라는 순수한 궁금증이 이 책 1권과 2권을 한 번에 읽어 내려가게 만들었습니다.

 

김진명의 『세종의 나라』는 어떤 소설인가

김진명의 『세종의 나라』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를 중심으로 조선 초기의 정치적·사회적 상황을 소설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훈민정음 창제를 둘러싼 시대적 긴장과 국내외 갈등을 이야기의 중요한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단순히 교과서 속 '한글 창제 역사'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하면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세종이라는 인물뿐만 아니라 명나라와 조선의 복잡한 외교 관계, 기득권층의 정치적 이해관계, 그리고 새로운 문자를 둘러싼 갈등이 입체적으로 전개됩니다. 역사적 사실에 작가 특유의 소설적 상상력이 결합된 역사소설이기에, 실제 역사와 소설적 허구가 어디서 교차하는지 상상하며 읽은 재미가 쏠쏠합니다.

 

[사진: 직접 촬영한 김진명 『세종의 나라』1·2권 책 사진과 훈민정음 관련 이미지]

 

우리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한글'과 '애민정신'의 재발견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되짚어본 것은 의외로 매일 사용하는 한글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는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보내고, 인터넷 글을 읽고, 메모를 하며 한글을 공기처럼 무심하게 사용합니다.

 

새로운 문자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글자의 모양을 제정하는 일에 그치지 않습니다. 당대의 학문과 권력 체계, 기득권의 반발을 무릅쓰는 거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다루어지는 긴장감을 통해,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문자를 독점하던 시대에 백성 누구나 생각을 글로 표현하게 하겠다는 발상은 시대를 앞서간 혁신이었습니다. 한글은 단순한 과학적 문자를 넘어, 모든 사람에게 소통의 권리를 주고자 했던 따뜻한 목적으로 완성된 글자였습니다.

 

교과서 밖 세종대왕과 입체적인 등장인물들

학교에서 배운 세종대왕은 완성된 완벽한 성군의 모습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소설 속 인물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끊임없이 고뇌하고, 반대 세력의 갈등과 마주하며 자신이 선택한 길의 무게를 견디는 '한 인간'으로 그려집니다. 이러한 인간적인 고뇌를 바라보는 것이 역사소설이 주는 또 다른 매력입니다.

 

또한 이 책이 흥미로웠던 점은 세종대왕 개인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금부도사 한석리와 권숙현 등 다양한 인물들이 이야기가 얽혀 스릴러와 미스터리적 긴장감을 더한다는 것입니다. 훈민정음 창제라는 역사적 사건에 흥미진진한 서사가 더해져 역사에 깊은 지식이 없는 독자라도 몰입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역사소설을 읽을 때 유의할 점과 한글의 가치

『세종의 나라』를 읽을 때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이 책이 연구서가 아닌 '역사소설'이라는 사실입니다. 실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작가의 상상력과 창작이 더해진 작품입니다. 따라서 모든 내용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작가가 역사를 재해석한 관점을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소설을 읽은 뒤 궁금한 역사적 사실은 직접 역사 자료를 찾아 비교해 보는 것도 독서의 유익함을 더해줍니다.

 

책을 덮고 난 뒤 매일 쓰는 휴대전화 화면과 모니터 속 한글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좋은 문자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어야 하고, 좋은 글은 상대방과 올바르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글을 소중히 여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남을 존중하는 고운 말을 쓰고, 나의 생각을 바르고 정확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세종의 나라』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은 아래와 같은 독자분들에게 특히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 김진명 작가 특유의 빠른 전개와 긴장감 있는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분
  • 세종대왕과 훈민정음 창제 비화에 관심이 많은 분
  • 역사적 사실에 미스터리와 소설적 상상력이 결합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 우리가 매일 익숙하게 사용하는 한글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보고 싶은 분

*(단, 객관적인 역사 사실만을 정확히 공부하고자 하는 분이라면 소설과 함께 관련 역사 학술서나 사료를 함께 참고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총평 : 익숙함 속에 잊고 있던 가치를 되찾는 시간

처음에는 단순히 김진명 작가의 신작이라는 호기심에 책을 펼쳤지만, 책장을 덮은 뒤에는 '우리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당연한 것들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는가?라는 깊은 질문이 남았습니다.

 

역사소설의 참된 가치는 알고 있던 역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데 있습니다. 『세종의 나라』는 익숙해서 잊고 살았던 한글의 소중함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고민했던 선조들의 노력을 다시금 발견하게 해준 뜻깊은 작품이었습니다. 한글을 볼 때마다 이전과는 다른 감사함과 깊은 애정을 느끼게 해준 이 책을 많은 분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