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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완 지음 · 위즈덤하우스
책장을 정리하다가 한 권의 책에서 오래된 날짜를 발견했습니다.
2019년 1월 5일.
책을 언제 구입했는지 잊고 지냈는데, 책에 직접 적어 둔 날짜를 보니 그때의 시간이 잠시 떠올랐습니다.
하태완 작가의 에세이 『모든 순간이 너였다』였습니다.
2019년의 새해가 시작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 구입했던 책입니다. 그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책은 그대로 책장에 있었지만, 그 책을 처음 펼쳤던 당시의 나는 지금과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책의 내용을 다시 읽는 것과 함께 이런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나는 왜 2019년 새해의 첫 책으로 이 책을 골랐을까?
2019년 1월,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골랐을까
2019년의 시작에 특별히 큰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삶이 무너질 만큼 힘든 시기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마음에 들었던 때도 아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에게 거창한 해답보다 마음을 조금 편안하게 해줄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새해가 되면 자연스럽게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됩니다. 지난해보다 조금 더 잘 살아보고 싶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미뤄두었던 일들을 다시 시작하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만큼이나 필요한 것은 어쩌면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그때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골랐던 것 같습니다.
큰 사건이 없어도 마음에는 위로가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꼭 큰 사건이 있어야만 마음이 지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마음이 허전한 날도 있고,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혼자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마음속으로 여러 생각이 겹쳐있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 날에는 누군가가 정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그저 괜찮다고 말해주는 한마디가 더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모든 순간이 너였다』를 처음 읽었던 시기의 나에게도 아마 그런 문장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거창한 이야기를 통해 삶의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사랑과 관계, 이별과 외로움,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담담하게 건넵니다. 그래서 책장을 빠르게 넘기기보다는 마음에 닿는 문장 앞에서 잠시 멈추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떠오른 나의 순간들
사람에 관한 글을 읽다 보면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생각하게 됩니다. 나에게도 지나온 관계들이 있습니다. 좋았던 인연도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진 사람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말이나 행동을 시간이 흐른 뒤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내가 아무렇지 않게 했던 말이나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모두 명확하게 설명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아팠는지 알 수 없었던 일이 시간이 흐른 뒤에는 조금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당시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일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책이 특별해서라기보다, 어떤 문장을 읽는 순간 그 문장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발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읽으니 제목이 다르게 다가왔다
처음 책을 읽었던 2019년과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이지만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새로운 사람을 만났고, 여러 관계를 경험했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도 지나왔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다시 책 제목을 바라보니 『모든 순간이 너였다』라는 말이 예전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행복했던 순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대했던 일이 잘 풀리지 않았던 순간도 있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던 순간도 있습니다. 혼자라고 느꼈던 시간도 있고,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날도 있습니다. 그 순간에는 그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런 순간들 역시 지금의 나를 만들어온 시간이었다는 사실은 조금씩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지나온 모든 시간을 좋은 기억으로 바꾸려고 하기보다, 좋았던 시간과 힘들었던 시간을 모두 나의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19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책을 다르게 읽는다
오래된 책을 다시 꺼내 읽은 재미는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은 변하지 않았는데 읽는 사람이 달라졌습니다. 2019년의 나는 어떤 문장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을 것이고, 지금의 나는 같은 문장에서 다른 생각을 떠올립니다.
예전에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이해받는 것에 관한 문장이 마음에 들어왔다면, 지금은 스스로를 조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다르게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읽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은 책을 통해 달라진 나를 확인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고 난 뒤 내용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읽었던 당시의 나까지 함께 기억한다면 오래된 책은 더욱 특별해집니다.
책에 날짜를 적어두는 이유
나는 책을 읽거나 선물받으면 가능하면 책에 날짜를 적어둡니다. 언제 읽었는지, 언제 구입했는지, 누구에게 받았는지 기록해 두는 편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독서 기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책장에서 오래된 책을 다시 꺼내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책에 적힌 날짜 하나가 당시의 나를 떠올리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발견한 2019년 1월 5일이라는 날짜도 그랬습니다. 그 날짜를 보는 순간 단순히 책을 구입한 날이 아니라,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아마도 그때의 나는 앞으로의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의 나에게도 완전히 낯설지 않습니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도 삶의 여러 모습이 달라질 뿐, 결국 마음속에서 바라는 것에는 비슷한 부분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은 지나간 나를 다시 만나게 해준다
나는 책이 단순히 읽고 끝나는 물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직접 읽고 책에 날짜를 남겨둔 책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책장에 꽂혀 있던 한 권의 책을 다시 꺼내는 순간, 그 책을 읽었던 시절의 나도 함께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래된 책을 다시 읽는 일은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라기보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나는 일에 가깝습니다. 2019년의 나는 이 책에서 작은 위로를 찾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완벽하게 살아내지 않아도 괜찮았다고. 모든 순간이 뜻대로 흘러갈 필요도 없었다고. 그때의 나 역시 그 나름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잘 지나오고 있었다고.
다시 책장에 꽂으며
『모든 순간이 너였다』를 다시 읽고 나니 2019년 1월 5일이라는 날짜가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단순한 구입 날짜가 아니라 그 시절의 내가 남겨놓은 작은 흔적처럼 느껴집니다.
새해의 첫 책으로 이 책을 선택했던 정확한 이유를 지금 완벽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 것 같습니다. 그때의 나도 지금의 나처럼 삶을 조금 더 잘 살아가고 싶었고, 때로는 누군가의 따뜻한 문장으로 마음을 쉬게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책을 읽으면 가능하면 날짜를 남겨두려고 합니다. 몇 년 뒤 다시 책장을 정리하다가 또 다른 날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의 나는 지금과 어떤 모습으로 달라져 있을까요. 그리고 오늘의 내가 남긴 기록을 보며, 미래의 나는 또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책을 다시 펼쳐보는 일은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시에, 그 책을 읽었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요.
『모든 순간이 너였다』 도서 정보
| 항목 | 내용 |
| 제목 | 『모든 순간이 너였다』 |
| 부제 | 반짝반짝 빛나던 우리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
| 지은이 | 하태완 |
|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
| 출간일 | 2018년 2월 16일 |
| 페이지 | 272쪽 |
| ISBN | 979-11-6220-291-3 |
| 분야 | 한국 에세이 |
나의 독서 기록
구입일 : 2019년 1월 5일
오래전 새해에 구입했던 책을 책장에서 다시 꺼내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2019년의 내가 아닌,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의 시선으로 책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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