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뮈소 지음 ·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책을 읽다 보면 유난히 다음 장이 궁금해져 밤을 지새우게 만드는 작가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소설가 기욤 뮈소가 바로 그런 작가입니다. 천천히 아껴 읽어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특유의 빠르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에 끌려 어느새 책장을 쉴 새 없이 넘기게 되곤 합니다.제가 이 책을 처음 만났던 순간은 지난 2019년 5월이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책장에서 다시 『천사의 부름』(밝은세상)을 꺼내어 들었습니다. 시간이 무색할 만큼 그 시절 책장을 넘기며 느꼈던 서스펜스의 몰입감이 여전히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1. 공항에서의 작은 실수가 초래한 두 남녀의 얽힌 운명이야기는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장소 중 하나인 뉴욕 JFK 공항에서 시작됩니..
책을 어디에서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 2025년 가을, 부모님 묘소 벌초를 위해 지방에 내려갔다가 조카 집에 들렀을 때 조카가 가만히 권해주었던 책 한 권이 있었습니다. 바로 서머싯 몸의 대표 고전 소설 『인생의 베일』(The Painted Veil, 민음사)이었습니다. 1925년에 발표된 오래된 고전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던 이 책을 집으로 가져와 한 장씩 넘겨가기 시작하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1. 사랑이라는 환상의 붕괴와 이기적인 인물들의 대면이야기의 초반부, 주인공 '키티'의 행동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 주는 세균학자 남편 '월터'를 두고 매력적인 정치가 '찰스 타운센드..
이정명 장편소설 · 은행나무책을 고를 때 제목이나 표지만 보고 선택할 때도 있지만, 어떤 책은 한 줄의 소개만으로 궁금증이 생겨 구입하게 된다. 배신, 욕망, 살인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 2019년 9월, 인터넷으로 『밤의 양들』 1권과 2권을 한꺼번에 구입했다. 당시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고, 무엇보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빨리 읽어보고 싶었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책을 읽는 동안에는 그런 생각을 크게 하지 않았다. 예루살렘이라는 낯선 공간과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이라는 역사적 배경,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 하나의 미스터리처럼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두 권을 읽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책. ..
프레드릭 배크만 장편소설 ·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프레드릭 배크만의 책을 세 권 가지고 있다. 『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랬어요』 그리고 『우리와 당신들』. 처음 프레드릭 배크만을 알게 된 것은 『오베라는 남자』였다. 오베라는 까칠한 남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웃기도 했고, 그 사람의 마음속에 숨어 있던 외로움과 따뜻함에 마음이 움직이기도 했다. 그 책을 읽고 나니 자연스럽게 프레드릭 배크만이라는 작가의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랬어요』를 읽었고, 또 한 권의 책을 소장하게 됐다. 그리고 세 번째로 선택한 책이 바로 『우리와 당신들 』이다. 619쪽이라는 두께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2023년 1월에 구입한 책이다. 책을 손에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프레드릭 배크만 장편소설 ·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책을 읽다 보면 작가의 이름만으로 다음 책을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에게 프레드릭 배크만이 그런 작가 중 한 명이다. 처음 만난 작품은 『오베라는 남자』였다. 처음에는 까칠하고 괴팍한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오베라는 사람의 행동 뒤에 숨어 있는 외로움과 상처, 그리고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웃으면서 읽다가 어느 순간 마음이 먹먹해지는 경험이 좋았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다.' 그렇게 2021년 4월, 구입해서 읽게 된 책이 바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다. 일곱 살 엘사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할머니이..
다니엘 콜 지음 · 유혜인 옮김 · 도서출판 북플라자※ 스포일러 주의이 글에는 『봉제인형 살인사건』의 주요 사건과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책을 읽지 않으신 분이라면 참고해 주세요. 한여름, 다시 꺼내 든『봉제인형 살인사건』한여름이 되면 이상하게도 평소보다 스릴러나 미스터리 소설에 손이 간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잠시 현실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책장을 정리하다가 오랜만에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다. 바로 다니엘 콜의 『봉제인형 살인사건』이다. 사실 이 책은 처음 읽은 책이 아니다. 2019년에 이미 한 번 읽었던 책인데, 책장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제목을 발견하면서 다시 펼쳐보게 되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조금 의외였다. 나는 원래 잔혹..
기욤 뮈소 『인생은 소설이다』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이 글에는 작품의 주요 설정과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했던 책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한번쯤 읽어보고 싶어진다. 기욤 뮈소도 나에게 그런 작가 중 한 명이다. 2021년 6월, 여름이 시작될 무렵 『인생은 소설이다』를 읽었다.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인생은 소설이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조금 낭만적인 제목처럼 느껴진다. '인생을 소설에 비유한 이야기일까?' 처음에는 그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현실과 소설의 경계가 흔들리고, 작가와 등장인물의 관계가 뒤섞인다.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 내..
헤르만 헤세 『데미안』 | 안인희 옮김 | 문학동네 ※ 스포일러가 포함된 서평입니다.이 글에는 『데미안』의 주요 내용과 인물, 작품에 대한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전문학은 왜 시간이 지나면 다르게 읽힐까고전문학은 나에게 늘 조금 어려운 장르였다. 특히 학창 시절에 읽었던 고전은 더욱 그랬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책장을 넘겼던 기억이 있다. 독후감을 써야 하는 날이면 책에서 인상적인 문장을 몇 개 찾아내고, 그럴듯한 감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책을 읽었다기보다 독후감을 쓰기 위해 책을 읽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책을 읽다 보니 고전문학을 바라보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고전은 반드..
※스포일러 주의이 글에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주요 내용과 인물, 결말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2019년에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들다지난 주말, 여의도 IFC몰에 있는 영풍문고에 들렀다가 익숙한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델리아 오언스의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었다. 서점에서 책을 다시 마주하는 순간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것은 2019년 9월이었다. 당시에는 온라인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관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459페이지에 달하는 꽤 두꺼운 책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치니 생각보다 빠르게 읽혔다. 카야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했고, 이야..
※ 이 글에는 『앵무새 죽이기』의 주요 내용과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앵무새 죽이기』를 다시 읽으며2021년, 영문학을 공부하던 딸아이가 학교 과제로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있었습니다. 딸아이가 원서로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습니다. 원서로 읽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번역본도 있으니 한 번 읽어보라는 딸아이의 말에 책을 펼쳐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책의 분량도 만만치 않았고, 제목만 알고 있었을 뿐 하퍼 리라는 작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두꺼운 소설을 내가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첫장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책을 읽어갈수록 페이지 수는 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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